서스펜스(X), 서스펜션(O)
"선생님, 서스펜션이 뭔가요?".... 번거로운 녀석....
서스펜션(suspension)은 계류음이라고 부른다. 매여서 머무르는 음이라는 의미이다. 화음은 이미 다음 자리로 옮겨 갔는데, 음 하나가 앞 화음에 매인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이름만 들으면 스릴러 영화가 떠오르지만 서스펜스(suspense)와는 한 글자 차이로 다른 이야기다. 물론 무언가를 매달아 두고 기다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둘은 먼 친척쯤은 되겠다.
서스펜션은 세 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는 준비다. F 화음 안에서 '파'는 화음의 주인이다. 누구와도 부딪히지 않고 편안한 상태.
다음은 걸림이다. 베이스가 '도'로 옮겨 가면서 화음은 C로 넘어가려는데, '파'는 여전히 남아 있다. C 화음에서 그 자리는 원래 '미'의 몫이다. 남의 자리에 눌러앉은 '파' 때문에 소리가 어딘가 들뜨고, 귀는 감각적으로 이 불협이 언제 풀릴지 기다린다.
그래서 마지막은 해결이다. '파'가 반음 내려와 '미'가 되면 비로소 긴장감이 해소된다.
눈여겨볼 부분은 걸림의 불협이 갑자기 튀어나온 틀린 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방금 전까지 잘 어울리던 음이 그대로 남아서 생긴 어긋남일 뿐... 그래서 귀는 놀라는 대신 기다린다. 서스펜션이 듣는 사람에게 주는 것은 불쾌감, 충격이 아니라 기대감이다.
걸린 음이 베이스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따라 이름이 붙는다. 자주 만나는 것은 세 가지다.

① 4–3: 베이스에서 4도 위에 걸려 있다가 3도로 내려앉는다. 위에서 본 '파→미'가 바로 이것이고, 가장 흔하다.
② 9–8: 9도에 걸려 있다가 8도, 그러니까 베이스와 같은 이름의 음으로 내려앉는다.
③ 7–6: 7도에 걸려 있다가 6도로 내려앉는다.
세 경우 모두 걸린 음은 한 계단 아래로 내려오며 해결된다. 매달려 있던 것이 안전하게 발을 딛는 방향이다. 그리고 악보 속 붙임줄이 말해 주듯, 걸린 음은 새로 치는 음이 아니라 앞에서 이어 온 음이다.
클래식에서 서스펜션은 걸었다면 반드시 풀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걸린 음이 결국 제자리를 찾아 내려오고,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내려앉는 순간은 더욱 달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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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질문, 이 곡은 서스펜션을 어떻게 했나?